스노보딩 일기 #2 :: 비발디 파크 13-14 시즌 첫 심야 후기.
드디어 내 베이스인 비발디 파크의 첫 심야 개장이 24-25일에 이루어졌다. 개장한 슬로프는 발라드(반라드...), 레게(역시 절반만), 그리고 테크노1,2. 재즈는 오픈을 안 해서 매우 아쉬웠지만, 그래도 심야 개장한다는 소식에 일을 마치고 바로 달려가서 지인들을 만났다. 혹시 백만대군이 이미 슬로프를 점령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한 기대감을 갖고 말이다..
::슬로프 상태.
반라드 상단에 몰려있는 저 사람들을 보라. 심야 개장 첫 날에도 역시 백만대군 비발디파크.ㅠㅠ
수도권 구석구석 다니는 무료 셔틀 버스 덕분에 접근성이 좋고, 의외로 즐길거리들이 많아서 비발디 파크는 항상 인기가 좋다. 그래서 이 날도 어김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었다. 발라드 슬로프에서는 벌써부터 사이드 슬립 연습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 이 사람들의 일부는 시즌 중반 정도 되면 전부 재즈로 몰리겠지...ㄷㄷㄷ.
레게슬로프 정상(?).
레게 슬로프의 시작은 클래식 슬로프가 아닌 재즈로부터 내려오도록 되어있다. 문제는, 많은 인파로 인하여 재즈 리프트 하차장과 본격적인 레게 슬로프를 이어주는 폭이 좁은 슬로프에서 초보 보더들끼리 엉키는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뺑소니 사고도 간간히 발생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심지어 지인 두 분도 함께 이 곳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두 분중에 한 분은 허리를 좀 다쳤는데, 범인은 사고를 내자마자 그대로 튀었다고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 부근에서 라이딩 중에 누가 내 데크의 테일 부분을 치고 지나갔다. 덕분에 엣지 윗 부분 모서리가 좀 손상되었다. 아직 할부도 안 끝났는데.ㅠㅠ
발라드 슬로프와 레게 슬로프는 습설이었는데, 나름대로 탈만했다. 테크노1은 경사와 설질 모든 것이 적절했다. 사람도 얼마 없고 말이다. 테크노2는 3월에 개장한 슬로프를 방불케하는 습설에 눈이 너무 뭉쳐있어 라이딩하기에 많이 힘들었다. 발라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다서다 가다서다를 반복했는데, 특히 내가 구피 라이더라서 계속 진행하다가는 사할강 하는 다른 라이더와 부딪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라이딩
> 처음에 많이 자빠졌다. 특히 토턴이 불안했고, 하체를 틀어서 비기너 카빙을 시도하면 토턴시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항상 몇 번 굴렀다. 지난번에도 토턴이 불안했었는데 내 바인딩을 자세히 보니 센터링이 잘 맞지 않았다. 진행방향 발쪽 바인딩을 보니 부츠가 앞으로 너무 튀어나오는 바람에 그렇게 토턴이 불안했나보다. 얼른 드라이버로 바인딩을 풀고 센터링을 제대로 맞춰주니 이번엔 토턴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 턴에 대한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쁜 원을 그릴려고 의식하며 상체와 하체 로테이션을 주니 실제로 라인도 그럭저럭 이쁘게 그려지는 것 같다. 항상 원을 그린다고 생각을 하고 턴을 해야 한다. 힐턴시 이 느낌을 잊어버리면 바로 엣지가 탈탈 털리면서 결국 뒤로 자빠진다.(즉, 로테이션을 안 준다면...)
> 토턴에서 다운한 자세에서 인클리네이션을 주면 무섭다. ㄷㄷㄷ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하지만 원심력 때문에 앞으로 넘어지지는 않는다.) 아직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 것 같다.
> 발라드 슬로프에서 연속 리바운딩을 처음 시도해봤다. 업과 다운을 빠르게 하면서 숏턴을 시도하는데 계속 역엣지에 걸릴 것 같은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무섭다.ㄷㄷㄷ
> 허리 곱등이 문제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ㅠㅠ
> 레게에서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을 피하고 테크노에서 습설과 모글을 돌파하느라 의도치않게 다운언웨이이팅 턴을 흉내내게 되었다. 작년에 용평에 갔을때, 어떤 꽃보더가 골드밸리 상단에서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살기 위해서(?) 따라하게 되었는데, 고수들은 이 턴을 좀 더 폼나게 타기 위한 수단으로 배우지만, 나는 작년 시즌 말에 상당한 습설과 이로 인하여 형성된 모글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어쩌다보니 익히게 되었다. 즉 생존턴이다.
> 고수들을 보면 베이스가 보일 정도로 데크를 세우고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가르는데, 아무리 봐도 어떻게 저런 자세가 나올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다.